권귀헌의 유쾌한 글쓰기 과제 #2- 나는 '000'이다. - "누나는 정박하지 않고 떠도는 배야. 지금 죽는다고 해도 그냥 죽음을 받아 들일 사람" 그것은 예언이었다. 무당의 아들이었던 H는 촉촉하고 예쁜 눈을 가진, 소년같은 사람이었다. 우리는 모두 새파란 20대 초반이었고 언제나처럼 여럿이 몰려다니며 술 한잔에 새벽까지 이어지던 수다중에 내게 던진 말이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나온 말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말은 가슴에 박혀서 잊혀지지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세월을 살았다. 물길이 흐르는데로 이리로 저리로 흘러 다니며 인연이 닿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인연이 다 되면 쓸쓸해 하면서도 붙들지 않았다. 가장 친하던 친구와 오해로 멀어질때도 '아..헤어질때가 되었나보다'라고 생각하고 오해를 풀려고 애..